“무엇입니까?”
양현무는 흥미를 느낀 듯 미간을 살짝 올렸다.
“다만 오라버니께서 나서 주셔야 한답니다.”
그렇게 말하며 숙빈은 살짝 발돋움해 그의 귀에 속삭였다.
...
영녕궁에서 벌어진 일들을 강희진은 전혀 알지 못했다. 선우진이 곁에 있는 이상,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반면 강원주는 들킬 걱정은커녕 오히려 한층 더 정성을 다해 선우진을 모셨다.
“폐하, 바깥 바람이 차가우니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이시옵소서.”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러웠고 말을 마치며 자연스레 선우진에게 몸을 기댔다.
선우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시선을 들고 멀리 서 있는 강희진을 바라보았다.
강희진은 흠칫 놀라 본능적으로 고개를 더욱 깊이 숙였다.
“폐하?”
강원주의 들어 올린 손이 점점 저려 왔다.
제법 공을 들였건만 반응이 없자 그녀는 살짝 몸을 틀었다. 그러자 어깨 위로 흘러내린 옷깃이 가슴께를 은근히 드러냈다.
“좋다.”
선우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차를 들어 한 번에 들이켰다.
강원주는 내심 기뻤다.
“폐하, 아침 조정 일로 노고가 크셨사오니 소첩이 등이라도 주물러 드릴까요.”
그녀는 기색을 살피며 자리에서 일어나 선우진의 뒤로 돌아갔다.
선우진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강원주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눈을 반짝이며 허리를 숙이더니 자연스럽게 그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이 선우진의 뺨을 스치고 그녀의 입술이 그의 귓불을 살짝 훑었다.
강희진은 속으로 ‘아무것도 안 보인다’를 되뇌며 조용히 병풍 뒤로 물러났다.
‘세상에나!’
강희진은 얼굴이 화끈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 시선을 어떻게든 피하려 했으나 도망칠 곳이 없었다.
강원주는 애초부터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작정이었으니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선우진의 손을 쥐고 이리저리 비비적거리며 요염한 눈빛으로 그를 유혹했다. 때때로 얕은 신음을 흘리며 한껏 도취된 듯한 기색도 보였다.
그제야 손에 닿는 감촉에 정신이 돌아온 것인지 선우진은 목울대를 살짝 움직였다.
그리고 상황을 정확히 인지한 순간, 그가 갑자기 몸을 틀었고 강원주는 순식간에 선우진에게 눌려 바닥에 깔렸다.
“폐, 폐하...”
눈앞의 남자는 비할 데 없이 준수한 용모를 지닌 채 짙은 욕망이 서린 시선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강원주는 한 번도 이런 상황을 겪어 본 적이 없었던 지라 온몸이 달아올라 스스로조차 감당할 수 없었다.
“마,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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