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성유리와 박진우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익숙한 한 사람의 모습이 두 사람의 시야에 들어왔다.
‘박지훈이 왜 갑자기 돌아온 거지?’
“작은 아버지, 제가 조금 흥분해서...”
무의식적으로 성유리를 가두고 있던 손을 내려놓은 박진우는 앞의 남자를 바라보며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무표정한 얼굴로 박진우를 흘끗 본 뒤 성유리 쪽으로 시선을 돌린 박지훈은 정확히 성유리와 시선을 마주쳤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박진우를 바라보았다.
“너희들 방금 싸운 거야?”
말을 하려던 박진우가 멈칫했다.
성유리는 박진우가 아무 말을 하지 않자 담담히 입을 열었다.
“그냥 의견 차이였어요.”
“의견 차이? 할아버지가 우리 이혼을 반대하면서 계속 우리를 붙이려고 하잖아. 오늘 네가 온다고 나에게도 아이 데리고 오라고 하셨어. 네가 여기 있을 줄 알았더라면...”
“두 사람이 여기 올 줄 알았으면 나도 절대 오지 않았을 거예요.”
박진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유리가 말을 가로챘다.
“성유리, 나를 이렇게까지 망신 줘야 속이 시원해?”
“진우 씨가 먼저 나를 망신 주지 않았나요?”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한마디 한 성유리는 눈빛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너도...”
박진우가 더 말하려 할 때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말이 끊겼다.
“식사 준비 다 됐습니다.”
세 사람이 소리를 듣고 부엌 쪽을 바라보았다.
“지난번 가족 모임에서 너희들이 그렇게 큰 말다툼을 했으니 아마 할아버지께서 그때 그 모임을 보상받으려는 모양이야.”
“죄송해요. 우리 두 사람 일로 모두를 불편하게 했네요...”
“네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야.”
박진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지훈이 말을 끊었다.
말 속에 또 다른 뜻이 담겨 있는 것을 박진우도 알아차렸다.
박진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박지훈이 큰 걸음으로 재빨리 자리를 뜨자 작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진우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왠지... 작은 아버지가 일부러 그 여자를 감싸주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저 착각일까?
박철용이 있는 한, 저녁 식사는 반드시 해야 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그들 모두에게 술까지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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