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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핀 검은 장미 นิยาย บท 43

성유리는 그제야 이 한의원이 전미정의 아버지 소유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감옥에서 막 나와선 박진우랑 이혼하겠다고 난리더니 이제는 갈 데가 없어서 이러는 거예요? 그 어설픈 침술로 한의원 열어서 혼자 살아보겠다는 생각이세요?”

전미정은 입꼬리를 비틀며 조소를 흘렸다.

“그 수준 낮은 실력으로요? 환자 하나 잘못 건드렸다간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말끝마다 날카롭고 뼈가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참지 못하고 발끈했을 성유리였지만 지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제 의술이 어떤지는 전미정 씨가 평가할 일 아니에요. 애초에 이 장소도 그렇게 마음에 든 건 아니었어요. 전미정 씨 가족 소유라면 더더욱 계약할 이유 없죠.”

성유리는 등을 돌려 병원을 나가려 했다.

“다른 사람한테나 빌려줘.”

아무리 좋은 자리를 못 구하더라도 양아현 주변 사람과 엮이고 싶진 않았다.

괜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고 가장 큰 이유는... 불쾌했기 때문이다.

“계약금까지 걸어놓고 이제 와서 그냥 가겠다고요?”

전미정은 빠르게 앞으로 다가오더니 성유리의 앞을 막았고 그녀의 눈빛은 매섭게 얼어붙어 있었다.

그때였다.

병원 문 쪽에서 어린아이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지금 그건 약속 어기는 거잖아요.”

성유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문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사람은 양아현과 박강훈이었다.

전미정은 분명 성유리가 계약하러 오는 걸 알았기에 양아현까지 일부러 불러 함께 구경거리로 만들 생각이었던 게 분명했다.

게다가 아이까지 데리고 와서 그녀를 조롱하려는 계획이었다.

“맞아요. 성유리 씨, 아이 앞에서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죠. 나중에 강훈이가 그대로 따라 하면 어쩌시려고요?”

양아현은 선글라스를 벗으며 입꼬리를 올렸고 비웃음이 섞인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집이 저 여자 소유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어요.”

그날 가족 모임에서 벌어진 일, 그 아이는 끝까지 그녀가 한 짓이라고 믿고 있었고 오늘도 그런 말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 누가 뭐라고 귀에 속삭였는지 몰라도 그 믿음은 완강했다.

마치 과거 법정에서 양아현 편에 서서 증언했던 그 모습처럼 말이다.

그 단단한 신뢰는 아직도 성유리의 가슴에 선명한 상처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아이 말대로 그 모든 일은 다 지나간 일이다.

성유리도 이제 다시 태어난 사람이었다.

“계약금은 안 돌려줘도 돼요. 알아서 하세요..”

성유리는 마지막으로 전미정을 쳐다본 뒤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계약금은 20만 원 정도로 적은 금액이었다.

그러자 전미정이 곧장 소리쳤다.

“우리 아빠는 성유리 씨가 계약한다니까 다른 사람들을 전부 거절했단 말이죠. 지금 와서 그만두면 시간 낭비에 손해까지 보게 생겼어요. 계약 안 하겠다면 한 달 치 임대료에 우리 아빠의 노력비랑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총 600만 원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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