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열린 창문을 닫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정 비서님, 혹시 박 대표님이 하성이라는 사람을 찾는데...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정영준은 순간 멈칫하더니 되물었다.
“성유리 씨도 하성 씨를 아세요?”
성유리는 이미 예상했던 반응에 미리 준비해 둔 말을 꺼냈다.
“이름만 들은 적 있어요. 옥기 쪽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복원 쪽에 꽤 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에요.”
“아, 그렇군요. 그래도 꽤 유명한 분이긴 한가 보네요. 성유리 씨도 이름을 들어보셨다니요. 저도 사실 잘은 몰라요. 박 대표님이 소중히 여기던 옥기 하나가 파손됐는데 웬만한 장인들도 복원 못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하성 씨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여기저기 수소문했죠.”
“며칠 전 지인한테서 겨우 연락처를 받아냈어요.”
“그 지인은 어디서 그 번호를 알게 된 건가요?”
“저희 그룹 고객 중 한 분이에요. 하성 씨를 안다고 하더라고요.”
성유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번호가 그렇게 넘어간 거였네.’
“근데 왜 갑자기 물으셨어요? 혹시 복원할 물건 있으세요?”
“아니요. 제 친구 물건이 깨졌는데... 간단한 복원이라 일반 수리사로도 가능하대요.”
“혹시 필요하시면 연락하세요.”
성유리는 중앙 룸미러로 시선을 올렸고 정영준의 웃는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 멍하니 그 미소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안 온다며? 근데 여기 왜 있어?”
성유리가 뒤를 돌아보자 바로 뒤에 박진우와 양아현, 그리고 박강훈이 서 있었다.
두 사람은 박강훈의 양손을 하나씩 잡고 있었고 딱 봐도 완벽한 가족’처럼 보였다.
성유리는 아무렇지 않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아림이 등교시키러 왔어요. 강훈이 졸업식이랑은 상관없고요.”
그제야 박진우는 송아림의 존재를 눈치챘고 그의 이마 사이로 미묘한 주름이 생겼다.
성유리가 아림이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걸 보자 눈빛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그리고 그는 날카롭게 물었다.
“성유리, 저 애는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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