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다 진한 거짓 นิยาย บท 24

“가영아,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권예진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때 문밖에서 임길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진 씨.”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손으로 얼굴을 닦았다.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이 다 흥건했다.

휴지를 두 장 뽑아 눈물을 닦고 감정을 빠르게 추스른 후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세요, 집사님?”

“예진 씨, 도련님께서 보내신 옷입니다.”

임길태는 도우미와 함께 여성 의류와 신발을 가득 들고 들어오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옷방 전체를 가득 채웠다. 한눈에 봐도 전부 신상들이었다.

옷 정리를 마친 후에는 도우미를 내보내고 권예진에게 할 말이 있는 듯 망설였다.

그 모습에 권예진이 먼저 말했다.

“집사님, 할 얘기 있으면 편하게 하세요.”

“예진 씨, 도련님께서 예진 씨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옷이 몇 벌 없는 걸 보시고 이렇게 많이 보내셨잖아요. 예진 씨와 도련님이 각자 한발 물러서면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그러고는 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을 보면서 말했다.

“이 옷들은 제가 먼저 치울게요. 도련님께서 괜히 보셨다가 화만 낼 수 있으니까요.”

“다 버려요.”

그때 공호열이 문 앞에 서서 손가락에 담배를 든 채 강압적인 말투로 말했다.

임길태는 난감한 표정으로 권예진을 쳐다보았다.

권예진은 울어서 붉어진 눈을 내리깔며 힘없이 말했다.

“집사님, 그냥 다 버려주세요.”

임길태와 도우미들은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정우현이 사준 옷을 들고 서둘러 안방을 나갔다.

커다란 방에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분위기가 미묘했고 바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사랑이 넘쳐난다고? 목이 말랐다고?’

비꼬는 말들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녀의 심장에 꽂혔다. 그 고통이 몸 전체에 서서히 퍼져나갔다.

권예진은 애써 침착하게 웃으면서 붉은 입술을 공호열에게 가까이 가져갔다.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를 유지한 채 천천히 말했다.

“옆에 있는 남자가 아무 쓸모가 없어서 말이죠.”

‘아무 쓸모가 없다고?’

공호열의 눈에 날카로운 빛이 스치더니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

‘벌써 본색을 드러내네? 나랑 결혼할 이 여자, 정말 만만치 않아.’

겉으로는 온순하고 순종적일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사나울 뿐만 아니라 천박하기까지 했다.

공호열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와 말싸움할 가치도 없다는 듯 그냥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의 예쁘장한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화장기 없는 얼굴,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이 유난히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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