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권예진은 변명하려 했지만 연정란은 아예 입을 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핑계 대지 말고 당장 와.”
그러고는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권예진은 심호흡을 하고 아침 식사를 간단히 먹은 다음 나갈 준비를 했다.
그녀가 별로 먹지 않은 걸 본 임길태가 물었다.
“예진 씨, 왜 벌써 일어나요? 얼마 드시지도 않고. 혹시 입맛에 안 맞으세요?”
“그게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요. 본가에 가봐야 해요.”
“그래도 아침은 든든하게 드셔야죠. 저혈당도 있으신데.”
임길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샌드위치 하나를 챙겨주었다.
“기사한테 차를 대기하라고 했어요. 차 안에서 드세요.”
공호열의 차가 모두 비싼 차였고 게다가 약간의 결벽증도 있어서 차 안에 음식 냄새가 나는 걸 싫어할 것이다.
그 생각에 권예진은 임길태의 호의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괜찮아요, 집사님.”
임길태는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기사한테 다른 차를 운전하라고 할게요.”
권예진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당황했지만 마음이 따뜻해져 눈웃음을 지었다.
“고마워요, 집사님.”
“얼른 가봐요.”
김다윤은 한복이 들어있는 선물 상자를 들고 싹싹하게 말했다.
연정란의 입이 다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당연히 좋아하지. 설경석 선생님이 직접 만드신 한복은 돈 주고도 사기 힘들다던데. 역시 네 마음 씀씀이가 남다르구나. 이거 엄청 비쌀 텐데.”
“아주머니한테 깜짝 선물을 해드리고 싶더라고요.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에요...”
연정란과 김다윤이 거실 소파에 앉아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는다고 권예진은 심호흡한 후 적당한 미소를 지으면서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사모님.”
연정란은 못 들은 척하며 김다윤이 맞춤 제작한 한복을 계속 칭찬했다.
“역시 설경석 선생님의 솜씨는 대단하셔. 여기 수놓은 자수가 정말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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