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다 진한 거짓 นิยาย บท 56

강제 결혼이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었지만 이미 선택했으니 꿋꿋이 나아가야만 했다.

“어쩔 수 없죠. 좋아하니까 노력은 하겠지만, 실패하면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줄 수밖에.”

“내 사전에 그딴 건 없어.”

공호열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살벌하고 단호한 어조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난 보기 싫은 사람은 영원히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할 거야.”

권예진은 그 말의 의미를 알기에 마음이 오싹했다.

데니스를 제2의 정우현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

정말 이런 사람을 사랑한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회의장을 빠져나온 뒤 공호열은 손을 뻗어 택시를 세우고는 뒷좌석 문을 열고 권예진에게 타라고 손짓했다.

권예진이 차에 타자 덩달아 차에 오른 남자가 레스토랑 이름을 말하고 택시는 금세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기 전, 공호열은 고개를 돌려 권예진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오아시스로 돌아가. 집사님한테 음식 준비해달라고 했어.”

권예진은 몸을 숙이고 차에서 내리려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여자랑 밥 먹으러 가는 거나 보려고 당신 따라 나온 거 아니에요. 이러면 당신 내리고 난 바로 기사님께 다시 데려다 달라고 할 거예요.”

그녀는 차에 앉아 담담한 표정으로 공호열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여기는 회의장도 아니고 운전기사는 그녀와 모르는 사이였으니까.

차에서 내리려던 공호열이 멈칫하며 화가 났는지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려 피식 웃었다.

그는 다시 차에 앉아서 자리에 느긋하게 기대며 휴대폰을 꺼내 김다윤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조금 전 싸늘하던 것과 달리 남자는 부드럽고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다윤아, 일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으니까 먼저 먹어. 계산은 내가 할게. 다음에 제대로 밥 사줄 테니까 다 먹고 정민욱한테 데려다 달라고 해.”

“넌 대단한 의사잖아. 왜 저혈당이나 위가 아픈 것도 못 고쳐?”

권예진은 힘겹게 입술을 깨물며 그를 흘겨보더니 그가 내민 손을 뿌리치고 혼자 차 밖으로 걸어 나갔다.

“도련님, 예진 씨, 식사 준비됐습니다.”

집사가 곧바로 다가오자 권예진이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집사님, 제가 지금 입맛이 없어서 나중에 먹을게요.”

공호열은 미간을 찌푸렸고, 짙고 검은 눈동자가 남자의 분노를 드러내듯 이글거렸다. 그가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

“저혈당에 위까지 아프면서 밥도 제대로 안 먹어? 권예진, 무슨 투정을 부리는 거야? 이런 식으로 네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죽더라도 할아버지 병 고치고 죽어.”

“난...”

권예진의 입술이 점점 핏기를 잃어갔고, 표정이 굳은 남자를 바라보며 이 많은 도우미 앞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공호열이 깊은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으니 불편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