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
권예진은 웃으면서도 회의감이 들었다.
똑똑, 똑똑!
바로 그때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오아시스에서 그렇게 문을 두드릴 사람은 공호열 말고 아무도 없었다.
“문 열어!”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왔다.
김정희는 권예진의 손에서 빈 잔을 가져간 뒤 곧바로 방문을 열었다.
“도련님.”
공호열은 김정희 손에 든 찻잔을 보고 권예진이 생리통을 앓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모르는 척 박지석을 향해 말했다.
“진단 좀 해봐. 위가 아프대. 누가 보면 할아버지 치료하느라 지친 줄 알겠네.”
“...”
할말을 잃은 김정희가 빈 찻잔을 들고 침실을 나서며 문을 닫자 방에는 권예진, 공호열, 박지석만 남아있었다.
권예진은 기가 막혔다.
“하루라도 날 조롱하지 않으면 수십억을 잃기라도 해요?”
공호열은 무심한 척 시선을 돌리며 비웃었다.
“돈을 잃는 건 아니지만 널 놀리는 게 돈 버는 것보다 재밌어.”
‘미친놈.'
권예진은 분노에 이를 악물었다. 왜 전에는 그가 저렇게 못된 사람인지 몰랐을까.
그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권예진은 다툴 힘도 없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박지석은 웃고 싶었지만 공호열의 눈치를 살피며 감히 웃지 못했다.
예전 같으면 공호열은 절대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
역시나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않은 사람답게 걱정도 삐뚤어진 방식으로 표현하고 가벼운 티격태격도 조롱으로 만들어 버리니 답이 없다.
권예진이 저혈당인 것은 알았지만 위가 좋지 않다는 것은 몰랐다.
“뭐라고?”
공호열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돌팔이야? 자격증은 돈 주고 샀어?”
“사실대로 말한 건데 인신공격은 하지 말지?”
박지석은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
“권예진 씨가 필요한 건 의사가 아니라 남자야. 그게 아니면 본인 의술로 진작 고치고도 남았지.”
공호열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의 괴상한 논리를 묵묵히 듣고 있다가 콧방귀를 뀌었다.
“해경에서 가장 젊고 실력 있는 외과 의사인 네가 이런 복통도 치료하지 못하는데 돌팔이가 아니라고?”
권예진은 고통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몸을 살짝 떨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모습에 오늘 그녀에게 했던 행동이 다소 후회되었다.
박지석은 먹구름이 잔뜩 낀 공호열의 표정을 보며 말했다.
“정말 못 견디겠으면 진통제 한 알로 해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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