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은 진수혁이 보유한 몇몇 계열사보다도 훨씬 작았다. 그가 그런 회사의 창립 기념식에 참석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지만...”
소유리가 말을 잇다 말고 무심코 서지수를 스쳤다.
양희지가 물었다.
“왜요?”
“지수가 초대하면 진 대표님도 올 거예요.”
소유리가 살짝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최근 진 대표님이 자꾸 지수의 업무 진척을 묻더라니까요. 꽤 신경 쓰는 것 같아요.”
모두의 눈빛이 호기심에 반짝였다. 백여진도 슬쩍 이쪽을 바라봤다.
“소 비서, 오해했어요.”
서지수가 담담히 받아넘겼다.
“입사 전에 단 부장님이 제 업무 계획을 짜 주셨거든요. 제가 팀 속도를 따라가는지 확인하려고 진 대표님께서 점검하는 거예요. 출장 가던 날 부장님이 단체방에 공지하고, 따로 저한테도 앞으로는 진 대표님이 직접 보신다고 알려 주셨고요.”
말이 끝나자 직원들의 시선이 모두 소유리에게로 향했다. 단순한 업무 확인을 괜히 묘하게 비틀어 놓은 꼴이었다.
“그런 거였어?”
소유리가 쓴웃음을 지었다.
“난 또 예전에 네가 꿈꾸던 게 이루어진 줄 알았네.”
“...”
‘대체 무슨 꿍꿍이지.’
“무슨 꿈인데요?”
누군가 물었다.
“별거 아니에요.”
소유리가 태연하게 웃었다.
“제이 그룹에 입사해서 진 대표님의 인정을 받겠다는 꿈?”
“그럼 아까 소 비서님 말은...?”
양희지가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지수가 답을 고민하던 그때 백여진이 불렀다.
“서지수 씨.”
“네, 팀장님.”
“여기 색이 조금 튀네요.”
백여진이 모니터를 가리키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불씨를 꺼 주었다.
“바로 수정해 주세요.”
서지수는 화면을 들여다봤다.
한참 공들여 완성한 일러스트지만, 팀장이 지적할 정도면 뭔가 있겠지 싶었다. 그래서 설명하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백여진의 온화한 눈길과 마주쳤다.
그 순간 서지수는 알았다. 그리고 백여진이 자신을 살뜰히 챙기고 있다는 사실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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