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혁이 불구덩이라면 진민기는 크나큰 함정이었다. 어차피 진퇴양난인데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금 시점에서는 마음에 드는 쪽으로 향하는 것이 나았다.
진수혁은 그녀를 응시하며 혹시 농담을 하는 건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건 너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잖아.”
서지수는 그와 시선을 마주치며 말했다.
“나한테 이용할 만한 것도 없어. 나를 상대하기 위해 이런 함정을 파놓을 리도 없고.”
진수혁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 함정이 자신을 겨냥한 거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나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상대하려고 그러는 거겠지.”
서지수는 바로 말을 바꿨다.
“아무리 상대하려는 사람이 하늘이더라도 편하게 돈을 많이 벌 기회인데 한 번쯤 이용당하는 게 뭐 어때서.”
진수혁은 그녀가 이렇게 생각할 줄은 전혀 몰랐다.
“아주버님이 다소 과격하고 잔인하긴 해도...”
서지수의 모든 말은 진수혁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최소한 아이는 건드리지 않을 거 아니야.”
진수혁은 눈빛이 어두워지며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
“얼마나 접촉해 봤다고. 도대체 얼마나 잘 알고 있길래.”
‘이렇게 편을 들어주는 거야. 형이 도대체 무슨 말로 꼬신 거야.’
“그럴 리가 없어.”
서지수는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진수혁은 핸드폰을 점점 더 세게 쥐었다.
서지수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덤덤하게 또 한 번 그를 내쫓았다.
“별다른 일 없으면 이만 나가줘.”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천둥·번개가 내리치고, 서지수는 무서워서 귀를 막고 움직이지를 못했다.
그런데 소유리는 기분 좋게 밖에서 수다 떨고 있었다.
귀를 막고 있느라 무슨 이야기를 하고있는지는 몰랐지만 비웃는 표정은 평생 잊히지 않았다.
어쩌면 지난 일들이 복수심을 일으켰는지, 아니면 소유리를 언짢게 하고 싶었는지 진수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서지수가 먼저 말했다.
“진 대표님, 사모님께서 부르시는데 제발 염치도 없이 여기에 머물러있지 말아 주세요.”
이 말이 나오자 소유리는 바로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핸드폰을 꽉 쥐었다.
‘수혁 씨가 왜 지수한테 있는 거지? 수혁 씨가 지수를 잊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지수가 부른 건가?’
하지만 어떤 경우든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수혁 씨는 내 거야.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어.’
“수혁 씨, 지금 지수한테 있어?”
소유리는 마치 곧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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