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혁이 고개돌려 쳐다보자 고준석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가 왜 속심말을 꺼냈지?’
“네가 보낸 선물이 특별해서 나같이 아무것도 안 하고 도움도 안 되는 놈은 받을 자격이 없다는 말이야.”
고준석은 조금만 더 늦게 말했다가 잘못될까 서둘러 말을 바꿨다.
진수혁이 느긋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 엔젤 그룹 대표라는 신분만으로도 충분히 자격 있는 거 아니겠어?”
고준석은 변명하려다 그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치자마자 말문이 막혔다.
“내가 잘못했어.”
강현서가 피식 웃었다.
“웃긴 왜 웃어요.”
고준석은 타깃을 바꿨다.
“강 비서님께도 선물을 백 개 보내드리게 해드릴까요?”
“저희 대표님은 분별력이 뛰어난 분이라 외부 요인 때문에 흔들리지 않아요.”
강현서가 진지하게 말했다.
“고 대표님 눈에는 저희 대표님이 남의 말에 흔들리는 사람으로 보이세요?”
“아부가 장난 아니네.”
고준석은 이를 꽉 깨물었다.
진수혁이 고준석을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강 비서 괴롭히지 마.”
고준석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는 무언가 정보를 캐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면 한순간도 진수혁과 한 차를 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강현서가 조금 더 앞으로 가서 물었다.
“대표님, 지수 씨 지금 작은 도련님 무술학원으로 가시는 것 같은데 집으로 가실 거예요? 아니면 작은 도련님 보러 가실 거예요?”
“뭘 물어요. 당연히 하늘이 보러 가겠죠.”
고준석이 대신 대답했다.
“돌아와서 지금까지 하늘이랑 놀아주지도 못했잖아요.”
상대 남자의 목소리는 경쾌하기만 했다.
그의 품에서 벗어났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맑게 웃는 잘생긴 얼굴, 그리고 여전히 몇 년 전처럼 헝클어진 짧은 헤어스타일이었다.
“신재호?”
조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신재호는 선글라스를 벗고 웃으면서 말했다.
“어때? 조금 놀랐지?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날 까 엄청나게 고민했단 말이야.”
“응. 조금 놀랐어.”
서지수는 사실대로 말했다. 이 순간 안 좋았던 기분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신재호는 선글라스를 목에 걸면서 말했다.
“표정을 봐서는 별로 놀란 것 같지 않은데? 다음에는 평생 기억할 수 있게 더 멋지게 등장해야겠어.”
“여전하네?”
서지수는 어릴 적 친구를 만나 정말 기뻤다.
서지수, 소채윤, 신재호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였다. 대학교 때 소채윤과 신재호는 해외로 유학 가고, 서지수는 엄마의 요구하에 경주에서 학교 다니다 졸업한 지 얼마 안 되어 바로 결혼했다. 서지수가 결혼한 지 2년이 되던 해에 신재호가 또 해외로 나가는 바람에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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