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은 장장 4년 동안 만나지 못하긴 했지만 계속 같은 단톡방에 있다 보니 낯설지는 않았다.
“세계가 변해도 난 여전히 그대로지.”
신재호의 당찬 말투에 서지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신재호는 진씨 가문 소속 무술 학원을 보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하늘이 데리러 온 거야?”
“이 시간에는 점심 먹고 쉬는 시간이라 잠깐 보러 왔어. 이따 6시에 다시 데리러 올 거야.”
서지수는 시간을 확인하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캐리어에 시선이 꽂혔다.
“아직 밥 안 먹었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서프라이즈를 해준다고 당연히 못 먹었지.”
신재호는 전혀 거리낌 없이 말했다.
서지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점심 살게.”
사실 불행한 일이 생길 때마다 하늘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졌던 것처럼 기분 전환을 위해 즉흥적으로 무술학원에 온 거였는데 친구를 만나자 모든 것이 잊히는 느낌이었다.
“아니야.”
신재호는 걸어가 캐리어를 챙기면서 여전한 말투로 말했다.
“소채윤 그 악마가 알면 당장 돌아와서 나를 죽여버릴 거야.”
친숙한 감정이 밀려오자 서지수는 며칠간 우울했던 감정이 눈 녹듯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가자, 내가 쏠게.”
신재호는 그녀를 자기 차에 태웠다.
그는 서프라이즈를 해주기 위해 차를 공항까지 가져오라고 하고는 계속 서지수의 위치를 확인했다. 다행히 운 좋게 이곳에서 마침 만난 것이다.
이 둘은 멀리에 멈춰 서 있는 블랙 마이바흐 차 안에서 누군가 내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차 안의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지고, 고준석은 곁눈질로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진수혁을 쳐다보며 숨조차 쉬지 못할 정도로 긴장한 채로 속으로 강현서를 욕했다.
진수혁은 컬러가 유난히 화려하고, 허세를 부릴 수 있는 것 외에 아무런 쓸모도 없는 슈퍼카를 쳐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네.”
고준석은 곧 닥칠 폭풍우를 피하고 싶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따라가기 전에 나를 먼저 내려주면 안 될까? 나 혼자 갈수 있어.”
“급해?”
말투를 들어봐서는 화났는지 전혀 알수 없었다.
“조금.”
“그러면 급한 대로 참아.”
고준석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강현서는 눈치껏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전전긍긍하면서 차를 몰았다.
차 안의 분위기가 점점 더 차가워지자, 고준석은 속으로 이제부터 호기심에 불난 집을 구경하는 버릇을 고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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